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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29일

드릴 소리에 눈을 떴다. 공사가 한창이었다. 월 초에 시작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오늘까지 여전한걸보니 집을 통째로 바꿀 모양이었다. 밖은 분주했지만 나에게는 더없이 한가로운 오후였다. 남은 시험 과목 공부도 간단했다. 할 일 없이 침대에 누워있다가 문득 햇빛이 그리워져 거실로 나갔다.

햇빛이 잔뜩 쏟아지고 있었다. 볕이 잘 드는 곳에 드러누워 밖을 바라봤다. 나가고 싶은 욕구를 느끼는 내가 생소했다. 뛰어내리고 싶다는 충동을 억눌러 참던게 고작 몇 주 전인데, 마치 없던 일처럼 느껴졌다. 창문을 열자 바람이 기분좋게 머리를 간질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창 앞에 가져다 놓았다. 의자에 앉아 발을 뻗었다. 강렬한 햇빛에 살이 투명해보일 지경이었다.

놀러가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엄마 아빠의 카톡이 도착했다. 사진이 죄다 흔들려있었다. 웃음이 났다. 방학때 가족끼리 놀러가자는 엄마의 말에 매번 싫다고 답하던 나였는데, 처음으로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약을 먹어야한다. 약을 먹기 위해 식사를 했다. 문득 약에 의지한다는 말이 참 이상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약에 의존하는건 좋지 않다는 사람들의 말이 들리는것 같았다. 나는 약이 있어야 살 수 있는데.

동생이 들어오는 길에 엄마와 아빠를 만난 모양이었다. 엄마랑 동생의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들려있었다. 그리고 아빠가 건네는 두가지 종류의 아이스크림. 조금 느닷없지만 내가 사랑을 느끼는 때는 이런 때다. 본인은 무엇이되든 상관 없다는 듯이 기꺼이 나에게 선택권을 넘길 때.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것이라고 할지라도.

꽤 괜찮은 하루였다. 다음에는 이런 날에 간단한 산책이라도 할 힘이 있기를 바라면서. 내일은 더 좋은 하루가 되길.

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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