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으로 건너뛰기

2018년 6월 6일

환청이 들렸다. 처음있는 일은 아니었다. 이따금씩 상상속 인물이 또렷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곤 했으니까.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현실이 아니란걸 알면서도 두려웠다. 가위에 눌린것마냥 숨이 막혔다. 자꾸만 들리는 소리에 귀를 막고 고개를 흔들었다. 동생을 깨워 손을 잡아달라 부탁했다.

지독하게 구체적이고 괴로운 환청이었다. 누군가가 과거의 기억을 강제로 끄집어 낸듯한 기분이었다. 엄마 아빠가 다투는 말소리였다. 한 단어 한 단어가 똑똑히 귀에 박혀 들어왔다. 엄마는 오늘 이모네집에서 자고오기로 했는데, 이게 진짜가 아닌걸 아는데, 그래도 두려웠다. 왜인지 자꾸만 죽을것 같았다.

정신을 분산시키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갤러리에 들어가서 사진을 한장씩 넘겼다. 연초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여행때의 사진이었다. 행복해 보이는 내가 핸드폰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웃고있었다. 마음이 놓였다. 이제야 비로소 나의 존재감이 느껴졌다. 현실로 돌아왔다고 느꼈다. 지금이 아니면 잠들 수 없을것 같았다. 다급히 폰을 내려두고 눈을 감았다. 동생의 손을 꼭 쥔 채였다.

엄마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소리내 엄마를 불렀다. 무서운 꿈을 꿨다고 말하며 안겨 울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두려워서 울기는 처음이었다. 자꾸만 비현실감이 느껴졌다. 모든게 사라질것만 같았다. 엄마까지. 한참을 울자 마음이 가라앉았다. 나를 끌어안은채 괜찮다고 다독여주는 엄마의 체온이 느껴졌다. 사라지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울음이 나왔다.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약을 챙겨먹었다. 그러고  나서야 불쾌하게 뛰던 심장을 잊을 수 있었다. 병원에 가서 꼭 말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정리하기위해 글을 썼다. 별 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일기를 씁니다

일기장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

댓글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15
2018년 6월 2일
#17
2018년 6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