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으로 건너뛰기

2018년 6월 28일

바다가 무섭지 않았다. 아득한 수평선에 두려움까지 느끼던 예전의 나는 어느새 사라진 뒤였다.

밀물의 파도는 모래사장과 바다 그 사이 어디쯤 앉아있는 나를 자꾸만 밀어냈다. 가만히 내버려뒀다. 애초에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밀리면 밀리는대로, 당겨지면 당겨지는대로. 한참을 앉아있다가 결국엔 드러누웠다. 세상이 온통 파랬다. 하늘도, 바다도. 그런 세상 속에 오로지 혼자 두둥실 떠있는 기분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수영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무리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일정이었다. 엄마와 아빠의 출퇴근부터 그 전에 병원을 방문해야하는 나까지. 가는 길 내내 하늘이 뚫린듯 쏟아지던 비도 걱정에 몫을 보탰다. 불안이 도졌다. 언젠가 그랬던것처럼 운전대를 잡아당겨 그대로 죽어버리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혔다. 약을 삼켰다. 괜찮을거라고 두근대는 심장부근을 다독였다.

사치는 사람을 살게한다. 그것이 몇 달을 굶게 할 지라도.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모양이었다.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숙소였다. 베란다로 나가자 날아드는 바다내음과 파도소리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분에 넘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하루를 마무리 한 뒤 먼저 들어가 드러누운 방에서도 같은 생각이었다. 지나친 행복에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하는 바람에 눈물까지 차올랐다.  

행복한 가정이란게 이런거구나. 그간 병원을 미뤄온 내가 원망스러워질 지경이었다. 그동안의 시간이 아쉬워졌다. 나는 미련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살아야되니까. 살아갈 거니까.

일기를 씁니다

일기장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

댓글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15
2018년 6월 23일
#17
2018년 7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