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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2일

"그러면 만나 줄거야?" "너 나 이제 안 보겠다며" 등돌려 누운채 말하는 내 팔을 잡아당기자 돌아간 고개가 그의 얼굴과 맞닿았다. "안 볼거면 하지마." "뭐를" "그게 뭐든." 듣지 않는다. 마주친 눈이 말 하고 있었다. 네가 뭐라하든 듣지 않을거라고.

확실히 좋은 시작은 아니었다. 이런 저런 걱정들이 불안을 증폭시켰다. 그래도 어쨌든 시작된 관계였으니 끝을 보고 싶었다. 그게 어느 방향이 되던지 간에. 그는 이런 내 말에 무조건 좋은 방향일거라는 답을 했다. 네가 어떻게 알아, 나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밖은 온통 짙은 녹색으로 가득했다. 매미 울음 소리가 들렸다. 와 이제 정말 여름인가봐. 그러게. 시덥지 않은 대화들이 이어졌다. 레몬 사탕 좋아해? 응, 나 레몬 제일 좋아해. 내가 먹어야지. 나를 줘야지 왜 네가 먹어. 이따 같이 먹자.

사탕 먹을래? 입을 벌려보이는 내 볼을 감싸안더니 그대로 고개숙여 사탕을 채간다. 여전히 입 안에 감도는 단 맛을 느끼며 말했다. "맛있지, 레몬." "어떡해? 나 너무 부끄러워." 엉뚱한 답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미 도착해 멈춘 엘레베이터에서 내리지 못한 채 한참을 서서 웃었다.

"나 진짜 이상하다." 자꾸만 이상한 고집을 부리던 그가 문득 깨달은듯 얘기했다. "그걸 이제야 알았어?" "나 원래 안이래." "근데 왜그래" "몰라, 너한테만 이래." "너 나 좋아해?" 이어지는 짧은 침묵과 그러면 만나 줄거냐고 되묻는 그. 반복이었다. 그는 내 질문에 자꾸 질문으로만 답했다. "너 진짜 왜그래?" 답하지 않는다. 헤어질 때 까지도 그랬다. 입 맞추고 등 돌려 멀어져 가던 그를 보다가 나는 또 웃었다. 진짜 이상해. 이상하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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