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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5일

샤워 중이었거든. 갑자기 면도칼이 눈에 띄는거야. 옆에 있던 눈썹칼도 같이. 그래서 그랬어. 쇠 냄새가 순식간에 퍼지더라. 어쩌면 피 냄새였을지도 모르지. 아, 이러지 않기로 했는데. 주저앉은채 머리를 감싸쥐었어. 그래도 눈물은 안 나오더라. 예전이었으면 눈이 퉁퉁 불어 터질만큼 울어 제꼈을텐데 말이야.

흉터가 흐릿해질만큼이나 괜찮았던 나날들을 한 순간에 망쳐버린 기분이었다. 욱씬거리는 상처를 보며 나는 또 후회한다. 하지 말 걸,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고. 

안경을 쓴 그대로 눈을 떴다. 약기운으로 정신없는 와중에 잠 들었구나 싶었다. 그만. 다 그만하고 싶어진다. 매일 우울에 잠식되어 살아가던 때를 떠올린다. 용케 살아남았구나. 잠깐도 이렇게 힘든데. 얼마전 읽은 기사가 생각났다. 우울증 회복기에 있는 사람들의 자살율이 제일 높다던. 

살아야될 이유를 고민해본다. 거실에서 자고있는 동생이라던지,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한 엄마 아빠 라던지.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유서를 고쳐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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