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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24일

간지러워. 손목을 감고있는 시계 줄 위로 연한 살갗들이 잔뜩 쌓인다. 말그대로 긁어 부스럼 만들기였다. 분명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괜찮았는데. 시계를 풀어 한층 더 올려찬다. 상처가 가려지도록.

바쁘다. 얼마전부터 일 하게된 카페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쉴 틈이 없다. 생각할 시간도 마찬가지다. 감정이 담기지 않은 기계적인 상냥한 말투에 되돌아오는 감사하다는 인사들이 괜시리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살고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도 굉장히 열심히. 

뿌듯한 감정을 느끼는것도 잠시, 또 가라앉는다. 혼자됨을 느끼지 않으려는 노력들은 허망하리만큼 부질없다. 도대체 뭐가 문제지. 나는 자꾸만 면도칼을 찾는다. 아니야. 안 할 수 있잖아. 안 그럴 수 있잖아.

생리가 터졌다. 아 이것 때문이었구나. 갑자기 마음이 놓였다. 여러모로. 이것 때문이었어. 그래서 그랬던거야. 드디어 원인을 찾은 기분이었다. 당최 왜그러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는데, 그래서 더 혼란스러웠는데. 그랬던거였구나. 그랬던거였어.

레터링 문구를 정했다. DON'T. 손목부근. 언제쯤 새길게될지 나조차도 모르는 일이지만. 안 할 수 있어. 할 수 있잖아. 해보자. 결심한다. 해볼 수 있을것 같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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