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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7일

커밍아웃

"너는 그냥 사회에 반항하려 드는거야" "아니라니까. 나는 태어날 때 부터 이랬다고." 적어도 후회할 일이 되진 않을 줄 알았는데, 큰 착각이었다. 지나친 오만이었다. 엄마를 너무 사랑했다. 그래서인지 성급했다.

가문에 저주가 흐른다는 말을 계속 했다. 가볍게 웃어넘기려 노력하는 내 말은 들리지 않는다는듯이 굴었다. 이해하고 싶지 않고 하지도 않을거니까 그만 얘기하라고 했다. 그럼 뭐가 달라지나. 뭐가 달라지긴 했나? 나는 계속 나였고 앞으로도 나일건데. 나는 이대로 존재해왔고 계속 살아갈건데.

그럼 엄마는 이제 내가 싫어진거냐 물었다. "엄마는 이제 내가 싫어?" "무슨 말을 그렇게 해." 한층 누그러진 목소리였다. "넌 참 이상한 말을 쉽게하더라. 너를 어떻게 싫어해." 참던 울음이 쏟아져 나왔다. 입술을 깨물고 참으려 노력해봐도 흘러내리는 눈물을 막을 수 없었다. 엄마가 나를 사랑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예상했던것보다 더 큰 크기의 사랑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아까의 폭언이 그러려니 싶어질 정도였다. 당신이 기독교인으로서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그 교리의 틀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엄마는 예수님은 이런 나도 사랑하지 않을까라는 나의 물음에 답하지 못했다.

"예수님은 이런 나여도 사랑해주시지 않을까? 난 그렇게 생각해." 하고싶던 말들이 머릿속에서 왕왕댔지만 더이상 내뱉을 수 없었다. 이거면 됐다고 자꾸만 내 자신을 합리화시켰다.

지친다. 내서는 안됐던 용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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