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남자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미치겠다. 시작은 늘 <김비서가 왜이럴까>에 출연한 박서준과 박민영의 키스신이다. 매번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그 클립 영상을 볼 때면... 진짜... 뭐라해야되지? 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어떤 감정이 마구마구 솟구쳐 오른다. 열등감? 부러움? 분노? 억울함? 잘 모르겠다. 구분이 잘 되지 않고 그럴 기력도...
왜 커피를 마셨을까? 이후 내내 귓가에 둥둥 거리는 심장 소리를 참을 만큼 마시고 싶었나? 더부룩한 속에 식사를 하지 못 해도 괜찮을 만큼 씩이나? 양을 세다 지친 동 틀 무렵에 일기라도 쓸 생각이었나? 오늘의 마지막 할 일은 일찍 잠들기라고 보내뒀던것이 무색하게 날은 점점 밝아오고 시계는 벌써 다섯시 반을 지나고있다. 잠에 들지 못하는 밤이면 언제나처럼 ...
며칠에 한 번꼴로 생각나는 일들이 있다. 길을 걷다 갑자기, 폰을 보다 뜬금없이, 자기 전에는 필수로(!) 떠올라 베개를 쥐어 패게 만든다. 시간에 상관없이 꾸준하게 선명한 그 기억 속 많은 사람들과의 연락은 끊긴지 오래이다. 그래서 다행인기억들이기에 만족한다. 조금 오버해서 잘 살았다 싶어진다. 요즘 자꾸만 떠오르는 때의 나는 갓 성인이 되어 고등학교 동...
시간이 말도 안 되게 빠르다. 웃긴 건 뭐냐면 반 년 전쯤 오래간만에 작성했던 일기가 오늘의 것과 같은 문구로 시작했다는 거다. 시간이 빠르다는 얘기를 하면서.이곳에 일기를 쓰지 않는 동안 무얼 했느냐면, 일기를 썼다. 그러니까 손으로 쓰는 일기. 다꾸. 그걸 정말 열심히 했다. 지루한 시간을 때우기 위해 구매한 다이어리였는데, 쓰지 않은 날이면 죄책감을 ...
이게 말이 되나? 매 달 작게 그려두는 달력을 적을 새도 없이 한 달이 지나가버리다니. 정말 바쁘게, 열심히 살았다. 내가 이렇게 살아 본 적이.. 입시 때 말고 또 있던가. 생각하다 아득해져 눈을 끔뻑거리도 생각을 접는다. 정신건강이 정말 중요하다는건 나아지고 나서야 실감한다. 그 우울이 지나간 흔적들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 또 다시 우울감에 빠지곤 했었는...
공기를 쥐어짜면 비가 떨어질 듯 습한 날들이 계속되던 중이었다. 드디어 비까지 내리던 그 날도 나는 언제나처럼 집을 나섰다. "프렌치 블랙 하나 주세요." 출근길에 들린 편의점의 알바생은 내가 어린 시절 동네 어린이들을 모아 수학 과외를 하시던 분이다. 나도 그 아이들 중 하나였다. 처음 마주치던 그 날 이렇게나 컸냐며 어색하지만 반가운 인사를 나눈 후 우...
오늘만 해도 수천 송이의 장미를 핸드폰에 담아 넣었다. 이맘때쯤이면 늘 그러곤 한다. 언제 심어놓은 걸까 싶은 장미들이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계절이니까. 길어야 한 달이면 명을 다해 꽃 잎을 떨구지만 그 짧은 날들 동안 제 색처럼 누구보다 강렬하다. 나는 그 강렬함 탓에 매년 초봄부터 이 날들을 기다리곤 한다. 꽤 자란 넝쿨을 바라보며 오늘 새로 올라...
인생이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다. 내가 그런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밖에 나가는 일이 손에 꼽고, 일찍 일어나는 날은 더 드물다. 어쩌면 정말로 '노력'하지 않아 이따위 인생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말마따나. 차라리 그렇게 믿고 싶기까지 하다. 노력이라도 하면 괜찮아 질 테니까. 근데 그렇다고 또 엄청 우울하거나 죽고 싶지는 않은 것 같...
기도할 때 그 애의 표정이 좋다. 눈 감지 않는 나를 나무라는 눈빛이나, 빠져나갈 수 없도록 내 손을 꽉 움켜쥐는 그 애의 손, 그리고 내 손등을 덮는 손바닥. 찌푸려진 미간에서 배어나오는 간절함이라든가, 이따금씩 손등에 내려앉는 입술의 촉감 같은 것들. 집중하지 않는 내 무릎에 살짝 올려두는 손도 좋고, 그 손에 고개를 돌렸을 때 마주치게 되는 네 얼굴은...
"마스카라 했네요? 예뻐요." 감사합니다. 으레 건네는 인사말이겠거니 생각했다. 숨돌릴 겸 들린 화장실 거울 속에 비친 내 눈과 잠시 동안 마주했다. 예쁜가? 칭찬을 곱씹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귀찮지만 가끔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 다 떨어져가는 마스카라를 새로 장만해야 되나 하는 고민도 했다.칭찬이 어느덧 족쇄로 작용하기 시작한 건 그쯤부터였다. ...
내가 내려온 결론들은 그저 합리화에 불과했구나.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동이 틀 때 까지 뜬 눈으로 여러 글들을 헤집었다. 수많은 질문들이 머리속을 가득 채웠다. 그 상태로 며칠을 보냈다. 궁금증들은 해결되지 않은 채였다. "내가 원해서 하는거야." 정말 그랬나? 아니. 해야해서 해왔다. 해야만해서 그랬고, 해야될것 같아서 그래왔다. 시킨 사람이 없지 않...
만만치 않은 놈이네. 치과 선생님의 말이었다. 요 며칠 간 치통이 지속되었다. 발치를 미뤄온 탓이었다. 반대편으로 음식을 씹어 삼키는 일도 이제는 못 할 일이다 싶어질 때 쯤 치과 방문을 결심했다. 모든게 이런 식이다. 코앞에 닥쳤을때까지 모른척 하다가 얼굴을 뒤덮으면 그제서야. 그래도 닦아내는게 어디냐며 합리화를 시작한다. 언제 뽑아도 아플 이였겠지만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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