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 웬종일 잤다. 개운하지는 못했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병원에 가기위해 느긋하게 준비를 했다. 딱 맞춰 남은 마지막 약 봉지를 뜯었다. 민들레 홀씨가 이곳 저곳 날리고있었다. 가볍게 입었다 생각했는데도 땀이 흘렀다.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걸 실감했다. 버스를 타려다 걷기로 마음먹었다. 이어폰도 없이 혼자 길을 걷기는 실로 오랜만이었다. 일주일이 어...
그래 만나자. 언제나처럼 갑자기 성사된 만남이었다. 현정이는 6시 30분 쯤 역에 도착할것 같다고 했다. 한시간 쯤의 여유가 생겼다. 며칠 전 작은 서점에 들려 잠깐 읽었던 <현남오빠에게>가 생각났다. 서점에 있을게. 그래 도착해서 연락할게. 연초에 새단장을 했다는 백화점 속 영풍문고는 어느새 교보문고로 바뀌어있었다. 동생과 잠깐 방문했던 날의 ...
담배를 놓고 나왔다. 이게 다 엘리베이터가 곧 도착할거라며 안그래도 바쁜 아침의 나를 다그친 탓이다. 한두번 있는 일이 아니면서도 처음있는 일인것 마냥 새롭게 다짐해봤다. 놓고나온김에 끊어봐야지. 하고. 담배를 샀다. 라이터도. 사면서 웃음이 나왔다. 매번 이렇게 구매한 라이터만 열개가 넘어간다. 오늘은 샛노란색을 골랐다. 쌓여있는 라이터들 사이에서 보지 ...
"가슴에 고여있는 생각이나 말이 있다면 그게 뭘까요"라고 물어보셨었다. 나는 "힘들다"라고 답했다. 삶이 버겁다. 왜 힘든지도 모른채 힘들다. 이유라도 알고싶을 정도로. 정말 견디지 못하겠는 날은 유서를 고쳐썼다. 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속에 갇혀 숨 죽였다. 동생을 생각했다. 역시 죽을 수는 없었다. 어느 장례식이었다. 그 해는 유독 장례식에 갈 일이 잦았...
시험은 어렵지 않았다. 한시간 남짓의 등교길에 출력물을 읽기 급급했던 나조차도 괜찮다 느낄 정도였다. 날이 참 좋았다. 볕이 따사롭다가 뜨겁다가를 반복했다. 바람은 시원했다. 라일락 꽃 향기가 바람과 함께 날아들었다. 근처 밥집으로 가려던 발걸음을 돌려 곧장 집으로 향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일종의 죄책감이었다. 예상치 못한 출혈에 대한. 에어...
이러다 정말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으로 걱정이 됐다. 꽤 괜찮았던 하루였는데 지하철을 갈아타려고 스크린도어 앞에 선 순간 갑자기 울고싶어졌다. 내 감정을 내가 제어할 수 없을 만큼. 훅 하고 모든게 내려앉는 듯한 불쾌감과 함께 눈물이 밀려왔다. 정말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4호선에 올라타기 전부터 범계에 도착하기까지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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